오늘로 아기 낳은지 13일 되었네요...


어제 남편이 이혼하잡니다.




아기낳고 원래는 친정가서 몸조리 하려고 했었는데 


보름이나 빨리 양수가 터져서


촉진제 맞고 아기를 낳았어요.




카시트가 오질 않아서 3시간 거리인 친정에 


그냥 아기를 안고 가자니 불안해서 2-3일 기다렸다가


카시트가 오면 가기로 했었어요.




그런데...시어머니가 저희집에 오셔서 


산바라지를 하시겠다고 합니다.




물론 감사한 일이긴 합니다만...


저랑 주방 위생코드가 너무도 맞지 않습니다.




한가지만 예를 들자면 음식물 찌꺼기와 퐁퐁 거품이 


둥둥 떠있는 설거지통에서 수저를 꺼내 헹구지도 않고


그 수저로 음식 간을 보시고 음식을 조리합니다....


저한테는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된장찌개엔 미원을...다시다는 기본...


뉴슈가를 설탕처럼...이렇게 쓰시는데


모유수유하는 저는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처음 3일 정도는 어머님 마음 서운하실까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참았습니다.




그런데...우려했던대로 진짜진짜 스트레스 받더군요...


음식뿐만이 아니라 어찌나 불편하던지 조리가 아니라 명절같은 기분...


더군다나 신생아를 만지기 전에...절대 손도 안씻습니다.




날 더운데 조리하느라 저는 저대로 땀띠에 괴롭고...


아기는 젖이 돌지 않아 배고파서 힘들고...


그러니 어머님이 더 신경쓰였습니다.




말 한마디도 더 서운하고 짜증나고...


남편한테 저 친정 데려다 줄거니까 


내일부터 오시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려 달라고 했습니다.




어머님 마음은 너무도 감사하나 아무래도 시어머님이다 보니 불편하다고...


근데 남편은 그게 서운했나봅니다...


앞으로 애나 한번 만져보겠냐는 둥...


원체 음식은 잘하는 사람인데...거의 이틀을 굶기더군요...


애기 낳은지 일주일도 안된 산모가 집에 미역국과 밥이 없어서 굶는 상황...


배는 많이 안고팠는데 어찌나 서럽던지...


그때 남편이 좀 아프긴 했었지만 전 남편을 잘 압니다...


자기 엄마한테 그랬다고 저러는 겁니다...


자기 엄마 불편하다고 오지말라고 했으니 굶어도 싸다...이거죠.




그 이후 말만하면 저한테 짜증입니다.


가뜩이나 아기낳고 몸도 맘도 힘든데...남편한테 기대고 싶은데


남편이란 분은 짜증에 화만 냅니다...


아기가 황달이 심해서 병원에 3일 입원했었습니다.


그 이후 아기 먹는 양에 남편도 저도 많이 민감하구요.


(아기가 2.6키로로 낳았는데...입원할때 2.2키로였거든요...)




아기가 젖을 잘 못빨아서 유축해서 먹입니다.


분유도 줘봤지만 잘 안먹어요...


어제 저녁...아기를 낳고는 계속 토막잠을 자다보니 피곤했습니다.


아기 잘때 같이 잤는데...새벽에 배고파 아기가 깼습니다.


얼른 일어나서 유축하고 있는데 남편이 한다는 말이


저보고 뭐했냡니다....짜증을 버럭 냅니다.




저같으면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하고 피곤해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아기 젖주려고 유축하는거 보면 안쓰러울것 같은데


남편은 진작 유축해서 대령하지 못하는 제게 화만 나나 봅니다.




어머님 사건 이후로 남편은 제게 계속 태도가 저랬습니다.


어제는 진짜 눈물이 나고...내가 왜 사나...싶고...울다가


옷입고 새벽에 밖에 나갔습니다.




너무 답답해서...




기껏 가봤자 아파트 1층 화단에 둘러놓은 바위에 걸터 앉아 


눈물만 줄줄 흘리고 있는데


남편 전화 두번 하더니 내려오더군요...




남편이랑 말도 섞기 싫어서 그냥 혼자 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방에서 우는데...갑자기 방으로 들어와서 


멱살을 잡고 거실로 끌고 가더군요.


순간 저도 돌더군요.그것도 폭력 아닌가요...




저도 남편 멱살을 잡았습니다.


남편도 좀 놀랐는지 잘못했다고 비는데...사람가지고 노는듯한 기분...


그러더니 이혼하잡니다.


저랑 살자신이 없다고...


(원래 지 기분 나쁘면 저럽니다...그래서 놀랍지도 않습니다.)




애는 자기가 키운답니다.


내 배 아파 내가 낳았는데 왜 당신이 키우냐고...


내가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어쨌든...새벽시간이라 날이 밝는대로 이혼도...


또 다른 절차들도 밟기로 하고 각자 따로 잤습니다.




아침에 아기 때문에 저는 깼는데...


12시까지 자더니...아무말도 없이 나갔습니다.


또 이렇게 슬쩍 넘어가려나 봅니다.




그런데 전 이번에 용서 안될것 같아요.


이혼하자는 말보단...


그동안의 말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평생 사무칠것 같아요.




아무것도 없이 만나서...


결혼하고 제법 많이 가진것도 생기고...


그토록 기다렸던 아기도 낳았는데


남편이 변했어요...




예전에 그 무식하지만 순수했던 사람이 아니네요...


정말 재수없게 변해버린 남편...


이젠 진짜 같이 살고 싶지 않아요...


정말 지금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